웹진(아이사랑)

[웹진 아이사랑 제61호] 보육이슈&리포트

보육이슈 & 리포트, 존중받는 교사, 안전하고 행복한 보육환경을 만든다!
3월, 개나리가 피고 여기저기서 뾰족뾰족 새순이 돋아나는 계절, 아이들이 저마다의 표정으로 달리고, 모여들어 ‘행복한 소란’으로 북적이는 교실… 그런 3월이 간절히 그립습니다.

정부에서 4월 중 특수교육과 장애아보육 교사 유치원과 학교 내 보건교사 어린이집 간호 인력에 대한 접종을 실시하고, 6월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1·2학년을 담당 하는 교사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며,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행복한 소란으로 활기 넘치는 보육’이 그리 쉽게 찾아오진 않을 것도 같아 걱정입니다.

방역 선두에 선 보육교직원, 스트레스와 권익침해로 힘들어...

  지난 한 해 동안 보육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 영유아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보건복지부1) - 관련기관-어린이집-영유아부모들이 유기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여, 단계별 조치사항을 전달ㆍ관리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온 덕분에, 어린이집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어린이집 긴급보육이용률이 급증하여,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은 ‘방역’과 ‘소독’ 업무와 함께 긴장된 상황에서 보육활동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부득이 가정보육을 하는 경우에는 보육교직원들이 주기적인 가정방문을 통해 ‘놀이꾸러미’를 가정방문하여 전달하거나 또는 실시간 비대면 화상(ZOOM)을 통해 영상수업을 진행하는 등 평상시보다 다양한 보육지원활동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영유아 보육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어린이집 휴원령을 내렸으나, 부득이 ‘긴급보육’ 필요한 경우, 보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필수 노동’의 영역으로, 전국 모든 어린이집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라도 ‘긴급보육’을 제공하도록 하였고, 긴급보육 이용률이 단계에 따라 90%를 육박하여 보육교직원은 평상시에 비해 더욱 긴장된 상황에서 과중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 보건복지부는 보육 관련 코로나19 대응 추진을 위해 20년 2월 3일부터 현재까지 총 9회에 걸쳐 <어린이집용 코로나19 대응지침 안내>를 제작ㆍ배포하는 등 어린이집에서의 체계적 대응체계를 수립, 관리함.

  이처럼 ‘영유아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고에 대한 감사보다는 긴박한 상황에 대한 책임과 작은 휴원, 긴급보육, 코로나 블루 등이 반복되는 상황은 보육교직원으로 하여금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압박을 가중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한국보육진흥원에서 20년 10월 말, 전국 보육교직원을 대상으로 종합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잠재고위험군에게는 맞춤형 지원을 통한 심리지원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응답자 10,007명 중 ‘스트레스’ 부분 조사에서 ‘잠재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8.9%인 895명으로, 일부 보육교직원들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작년 6월, 한 보육교사가 영유아에 대한 학대의심과 누명으로 부모와 친인척, 지역사회 맘카페 등에서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실제 ‘어린이집 교사의 폭언, 폭행 등 폭력피해 조사2) 결과, 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3명이 폭언, 폭행 등 폭력 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조사3)한 결과에서도 보육교사로서 부당한 대우 등 권익을 침해받은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29.3%가 권익침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2) 해럴드경제(2020.10.22.)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이에듀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
3) 한국보육진흥원(2020.12.4.) 보육교사 권익침해 예방 및 권익보호 지원방안 모색 설문조사

어린이집 아동학대 발생,
일선에서 수고하는 보육교직원의 자존감과 자긍심 갉아먹어…

  더구나,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은 일선에서 ‘영유아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대다수 보육교직원을 절망하게 하고 분노하게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아침, 저녁으로 그리고 매 순간, ‘혹여 우리 원생들이 위험에 노출될까 노심초사 닦고, 씻고, 환기하고, 소독’하는 일상을 반복하며,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고대하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는데, 같은 보육교사라는 직군에 포함되어 있는 ‘어린이집 교사에 의한 영유아학대라니!’ 우선은 죄송하고, 그러면서도 사실은 그 누구보다 경악하고, 화가 나고, 그리고 절망스러워 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서가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존중받는 보육교사’ 확보를 위한 환경조성 시급

  잘못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엄격한 처벌로 응징해야 하지만, 보육현장에서 오직 영유아만 바라보며, 아이들의 환환 얼굴에서 행복을 찾는 대다수 보육교사들의 자존감과 자긍심은 ‘귀하게 태어나 자라고 있는 우리 영유아’를 위해 반드시 지켜줘야 할 부분입니다.
앞선 많은 연구에서 확인되었듯이 ‘양질의 보육 경험이 영유아의 전인적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 자존감, 자긍심을 갖춘 질 높은 보육교사’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이미 OECD 각 국에서는 영유아 보육을 위해 전문역량을 갖춘 우수한 교사 확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을 활발하게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코로나19를 기폭제로 더욱 빨라진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창의ㆍ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우수한 보육교사 확보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즉, 자존감과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보육교사’가 존중받는 보육실현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보육교사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개선이 필요합니다. 특히, 부모 - 보육교사 - 어린이집 원장 등을 대상으로 ‘함께하는 보육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보육현장에서의 권익보호를 위해 주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보육교직원이 부모로부터, 또 부모가 보육교직원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인 대응매뉴얼을 개발, 보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는 보육교사의 권익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상담 및 지원체계가 마련되어 보호와 지원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당장, 영유아가 안전하고 행복한 보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다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국가적 난제가 있습니다. 바로,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년 2만5000여명씩 줄어드는 출생아수, 공포로 다가온 저출산 문제...

  저출산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 큰 공포로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4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는 출생자(27만5,815명)보다 사망자(30만7,764명)가 더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2015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2만5천명 이상 출생아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국가수준의 ‘재앙’일 뿐만 아니라 0~5세 영유아를 돌보고 있는 ‘보육현장’에서는 당장 해결해야 할 ‘’공포‘이자 위협’입니다.

<년도별 출생자(등록), 사망자(말소) 현황>

이러한 출산상황을 반영하듯, 어린이집 운영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2014년 43,742개소에 달했던 어린이집이 35,352개소로 8,390여개소가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자칫 영유아의 어린이집 이용 접근성에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영유아보육의 접근성 제고를 위해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공립어린이집은 여전히 전체 어린이집의 14%에 불과한 4,958개소에 불과하며, 무리한 확대는 자칫 보육품질 저하를 초래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라도 촘촘하고, 제대로된 보육확충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형별 어린이집 설치운영 현황>

[출처] 보육통계, 보건복지부(20.12.31)

줄어들지 않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

또 있습니다. 이렇게 귀하고, 소중하게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고 있을까요? 요즘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안타깝고 가슴 아픈 뉴스는 또 한 번 우리를 절망하고,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 사망사건, 빈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 된 ‘생후 9개월의 경북 구미 영아 사망사건’ 등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자칫 보육사각지대는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2019년에도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42명이나 됩니다. 더구나 학대로 사망한 아동의 연령별 현황을 보면, 세상에 태어나 갓 돌 지난 갓난아기가 전체 사망자의 57%인 24명(1세 이하)에 달한다고 합니다.

<년도별 아동학대 사망사례 발생현황>

[출처] 2019 아동학대 주요통계(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귀하게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한 마음 으로 영유아보육에 매진해야 할 때입니다. 이 추세대로 나간다면 ‘2750년에 마지막 국민이 숨을 거두게 된다’ 는 예측도 있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부터 하나된 공동체로 ‘행복한 보육’을 위해 ‘부모-정부-지역-어린이집’이 서로 존중하고, 지원하는 보육환경을 이루어갑시다.

본고는 집필자의 개인의견이며,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힘

글·조용남(한국보육진흥원 교직원지원국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