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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겨울 제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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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아이사랑 제52호] 아이즐거워요 - 엄마도 말하기 연습이 필요해요

아이 즐거워요

글. 박재연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소장)

가끔 합리적 사고를 벗어나 감정적인 파도에 휩싸이기도 하고, 아이가 싫다는 말을 몇 번 하면 목소리가 격앙되기 일쑤, 잠든 아이를 보면 후회가 밀려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많은 것이 엄마이지요. 자신의 감정을 다 쏟아내는 대상이 아이여서 너무 미안하다는 전업주부,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해 마음이 아픈데도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해 아이에게 짜증내기 일쑤인 워킹맘은 잠든 아이를 보면 미안해서 울다 잠이 들곤 합니다.

이런 죄책감을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엄마라서 가능한 중요한 일들을 경험합니다. 주는 기쁨과 기여하는 가치, 아이의 웃음을 통해 행복을 느낍니다. 엄마이기에 진실로 괴로워하고 마음 다해 아파합니다. 아이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고 아이가 눈물을 보이며 자신의 아픔을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최고의 엄마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의 시간 속에 머물면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화내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 진심을 전하는 엄마의 말하기 방법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기다려주기

“다른 아이들은 다 하는데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 대신

아이들은 성장 속도가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기질과 타고난 특성이 있고 사회적 조건과 가정형편도 다르며 성격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선호도도 다르고요. 그런데 우리는 자신이 선호하는 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배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맞춰서 사는 것이 편하며, 그래야만 사람들 사이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중요한 존재가 된다고 학습했습니다. 이건 슬픈 일입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잘하면 엄마로서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가 아닌 내 아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 일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주는 기쁨을 알게 됩니다. 내 아이의 성장 기준은 다른 아이들이 아니라 철저하게 어제의 내 아이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비교하고 싶다면 철저하게 내 아이의 전과 후를 비교하면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비교 대신 옳은 것, 중요한 것을 가르치려고 마음먹었다면 오늘은 우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로 아이를 맞이해보세요.
“두려울 수 있어. 그건 감정이니까. 어떻게 도와주면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이의 실수를 성장의 기회로 삼기

“엄마가 조심하랬지!”라는 말 대신

실수한 아이를 윽박지르고 비난하고 화를 내는 것은 위험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실수했을 때 “괜찮아, 엄마가 해줄게.”라며 다 처리해주는 것도 아이의 도전을 가로막는 행동입니다. 자기 실수인데 엄마가 알아서 해결해줄 거라 믿으며 게을러질 수 있고, 그 일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책임을 돌리며 회피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성과 깨달음이고, 그 후에 스스로 선택해서 행동할 힘을 확인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실수했을 때 조금만 시간을 주면 아이 스스로 이 실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엄마가 할 일은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질문하고 처리할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 “몇 번을 얘기해야 알아들어!”라고 말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건 정말 중요한 거야.”라며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엄마가 지치고 힘들더라도 엄마는 아이와 달리 자신을 돌볼 힘이 있습니다. 엄마 자신을 잘 돌보면서 아직은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아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주어야 합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어떻게 할까?”

 

무엇이든 물어보는 아이, 자신감 있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도록 돕기

“네가 좀 알아서 해!”라는 말 대신

아이가 굉장히 의존적이라면 아이를 키우면서 모든 일에 관여하며 행동하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때로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가로막고,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 절제시키고, 용감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던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고 있는지 철저히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아이 스스로 선택해서 행동하게 하는지 말입니다.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적용하고, 그것을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나머지 아이의 의견이나 행동을 수용하지 못합니다.
갑자기 혼자 하라고 하면서 아이를 무심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에 아이를 참여시켜 작은 일부터 선택해서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모든 것을 다 해주던 사람이 갑자기 떠나면 작은 일도 혼자 할 수 없게 됩니다. 조금씩, 꾸준히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잡은 손을 천천히 놓아줄 때 아이의 자율성이 자랍니다.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만 혼자 해봐. 엄마가 보고 있을게.”

 

거절을 건강하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엄마, 친구가 나를 싫어해.”라는 말을 아이가 할 때

어른들도 상대에게 거절당하면 불편한 마음이 오래 지속됩니다. 자신의 존재가 거부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경우 거절이 자칫 좌절로 이어져 부모 마음까지 괴로워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부모는 참 나약하고 연약한 존재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가 거절당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거절당했을 때 우리가 어디에 집중하느냐 입니다. 친구들의 거절로 좌절하는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지, 아니면 우리의 욕구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지를 아는 것이죠. 우리가 그것을 알아야 아이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거절당했다는 괘씸함은 내려놓고, 아이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거절은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나 자기가 원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것뿐입니다. 내 아이를 싫어하는 것도, 아이가 왕따를 당하는 것도, 소외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가 그저 엄마의 생각일 뿐입니다. 그러니 지금 그 아이들이 하고 있는 일을 존중해주면서 우리 아이가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거예요. 그게 진짜 도와주는 것입니다.
거절당했을 때 자기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아이들은 적응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적응하지 못합니다.
아이가 누군가한테 거부당하는 모습을 봤을 때 자신이 거부당한 것 같은 기분으로 대처해서는 안 됩니다.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힘든 경험을 한 엄마라면 더더욱 아이의 상황이 가슴 아플 것입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아이가 이런 힘든 일들을 겪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이에게 자기의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 상황을 바르게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해석을 잘 해야 합니다.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중요한 걸 하고 싶다는 뜻이야.”
“친구들이 지금 하던 놀이에 집중하고 싶은가 보다.”
“같이 놀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아이의 협조를 구하고 싶을 때 부탁하는 태도와 방법

“엄마가 분명히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라는 말 대신

부모가 배워야 할 것은, 어떻게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는 ‘결과’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과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조율하는 방법입니다. 원하는 것을 말로 잘 표현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가족 간의 부탁은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할 뿐 상대는 언제나 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 꼭 필요한 첫 번째 기술은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는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는 긍정적 표현이 효과적입니다.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또한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실현 가능한 내용을 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지시나 강요를 줄이고 부탁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강압과 억압이 담긴 강요나 지시에서는 어느 한쪽, 주로 어린 자녀가 굴복하거나 희생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그것을 조율할 능력이 있습니다.
아이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교육은 아니지만, 어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옳은 교육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아가는 지혜와 능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부탁할 때는 아이도 동의하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이것이 아이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부탁을 거절할 때는 그 이유를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동생 물건 뺏지마.” -> “동생 것은 동생에게 돌려주자.”

(*위 내용은 ‘엄마의 말하기 연습’(도서출판 한빛라이프)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박재연

글. 박재연(리플러스 인간연구소 소장)

대화트레이너이자 상호 존중 대화 훈련 프로그램으로 워크숍 및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동인권옹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표 저서로는 『엄마의 말하기 연습』, 『사랑하면 통한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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