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풀리고, ‘뚝딱’ 해결되는 것으로 유명한 이곳은 김포시 마산동에 위치한 ‘시립e-꿈찬어린이집’입니다. 2018년 개원 후 3개월 만에 평가인증을 받아 입소문이 술술~ 그로부터 1년 만에 ‘열린어린이집’으로 뚝딱 선정되어 신바람이 났습니다. 하지만 2020년 봄바람은 어찌나 매섭던지요. 전 세계를 펜데믹 현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앞에서 우리 어린이집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휴원 명령이 내려진 날의 암담함과 가정보육과 긴급보육체제 속에서 겪게 된 정신적인 고통은 모두가 공감하실 겁니다.
무엇보다 가정보육을 하는 아이들, 부모님과 소통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주고받는 안부 문자 하나에도 소외감과 낯섦이 전해오는 듯 했습니다. 도무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 가야할지 막막할 때, 문제 너머를 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격리, 단절이라는 문제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그 너머에서 무언가 바쁘게 변해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학교는 동영상 강의로 전환을 했고, 집은 재택근무를 하는 또 다른 의미의 일터가 되었으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철저한 방역관리, 드라이브스루 등 어느 새 우리는 언택트 변화에 몸을 싣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원도 변화에 수긍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우리 어린이집의 운영 철학을 바탕으로 간과할 수 없는 세 가지 기준도 세웠습니다.
- 1. 긴급보육과 가정보육 모두 소외감 없도록 소속감을 줄 것!
- 2. 영유아·부모와 보육교직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
- 3. 어린이집 주변 지역사회도 함께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
삼시세끼 걱정하는 부모님을 위해
지역 상가와 연계한 ‘비대면 가족외식’
- ① 김밥 가게에 선결제를 해둡니다.
- ② 아이들 이름(또는 번호)으로 쿠폰을 발행합니다.
- 쿠폰명과 금액, 사용기한 등을 빠짐없이 안내합니다.
- ③ 키즈노트 등의 알림장을 통해 부모 참여 이벤트 홍보를 합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런 원 처음이에요.” “감동이에요. 퇴근 후 저녁 해결이요.” 등 부모님들의 칭찬, 감사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김밥 가게 앞은 우리 원 가족들의 한 줄 서기로 진풍경이 벌어졌고 이벤트 이후에는 마산동 맛집으로 인정되어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초복을 그냥 넘어갈 수 없지요. 아이들의 심장이 콩닥콩닥 뛸만한 치킨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동네의 옛날 치킨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네요.
놀이와 경제 공부를 한번에! 마트놀이는 단연 인기였습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화폐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돈과 지갑을 만들게 합니다. 미리 준비한 상품 사진과 마트 어플을 통해 구매 목록표를 작성합니다.
엄마, 아빠, 언니, 형, 오빠, 누나, 동생까지 알뜰히 챙기며 구매 목록표를 만들었습니다. 마치 선물 리스트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트놀이가 시작되자 구매 목록표는 온데간데없고 자기 물건만 신나게 사는 아이들입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이 돈을 낸다며 으쓱, 원하는 것은 다 사줄 듯이 자신 있게 골라 보라며 우쭐대기도 했답니다.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마무리 인사성도 어찌나 밝은지 마트 점원들에게도 최고의 고객이었다고 합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대견스럽습니다.
동네 구석구석, 나만의 아지트를 찾아 소개하는 10초 동영상 공모전입니다.
그동안 꽁꽁 감춰두었던 비밀 장소를 소개하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입니다. ‘지금까지 ㅇㅇㅇ기자였습니다.’ 라는 클로징은 또 어찌나 귀엽던지요.
덕분에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동네를 영상으로 보게 되어 좋았고, 아이들이 소개한 곳을 지도 뷰에서 찾아보는 심화 놀이까지 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마침 올해 8월 15일은 광복절이자 말복이었습니다. 해서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아 ‘더블복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마침 휴가철이기도 해 달라진 우리의 일상을 사진으로 나누고 말복 기념 음료수와 광복절 기념 태극기를 받을 수 있는 ‘코로나19 전 vs 후의 휴가보내기’를 기획하였습니다.
미처 태극기를 구비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감동적인 선물이라는 피드백을 주셨고 한 가정에서 시작하여 온 마을에 태극기 물결을 만드는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