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아이사랑)

[웹진 아이사랑 제58호] 전문가에게 물어요

코로나로 등원을 하지 못하는 딸아이를 위해 선생님들의 작은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5월 5일 어린이날에 말이다. 딸아이는 들뜬 마음으로 선생님들이 오는 시간을 기다린다. 역시 학교에 못 가고 있는 초등학생 오빠가 동생과 같이 가고 싶다며 따라 나온다. 등·하원을 하는 정류장으로 걸어 가보니, 다른 친구들과 학부모님들이 모두 마스크를 쓴 얼굴로 눈인사를 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에서 내린 선생님들은 흥겨운 노래를 불러주시고 “어린이날 축하해! 조만간 어린이집(유치원)에서 만나자!”고 외치며 선물과 풍선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신다. 작은 이벤트를 마친 선생님들을 태운 버스는 다음 정류소로 이동한다. 떠나는 버스에 손을 흔들며 딸아이는 행복하면서도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낸다.

코로나는 이렇게 2020년 어린이날 모습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을 바꾸었다. 아이들과 봄나들이는 위험한 도전에 가까웠고, 갇힌 듯 집에서 주말을 보내기 일쑤였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평일인지 주말인지 집에만 머물러야 했다. 아이들의 끝나지 않는 방학은 특히 학부모들에겐 극한 피로감을 안겨주었다. 생활의 변화는 곧 경제, 돈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모바일이나 인터넷 쇼핑이 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사용이 늘고 있다.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가계 식비 지출은 늘어나고, 편리하고 빠른 배달 시스템은 음식 주문을 강하게 유혹한다. 거기에 지자체와 정부에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3개월 안에 써야 하는 특성상 소비를 부채질한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보자. 긴급재난지원금은 없던 돈이 생긴 것이다. 코로나 재난으로 인해 소득이 줄어든 경우가 아니라면 소득이 늘면 남은 돈이 있어야 하는데, 가정경제 주머니 사정은 그렇지가 않다. 왜 그럴까?

잠은 잘수록 늘고, 지출은 쓸수록 는다. 소비를 장려하니 돈을 써도 된다는 분위기는 우리의 지갑을 가볍게 만든다. 예전에 쓰던 만큼만 써도 될 텐데, 더 쓰게 된다. 위축되었던 소비 활동을 보복이라도 하듯이 활성화된다는 뜻으로 ‘보복적 소비’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코로나 재난을 기회로 만드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에 가정경제 해법, 3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지출을 계획하라!

돈은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코로나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지출을 계획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평소에 이러한 지출을 계획하는 습관이 없다면, 코로나 재난을 기회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재무상담을 위해서 어느 가정의 소득과 지출 내용을 함께 점검해보면, 재미있는 상황을 자주 보게 된다. 이 글을 읽은 분들도 좌측에 소득을 적고, 우측에 저축부터 지출까지 한 달간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 그러면 대부분 좌우가 안 맞는다. 좌측(소득)에서 우측(저축+지출)을 빼면 넉넉하게 남는다. 현실에서는 돈이 남지 않는데도 말이다. 생각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돈이 세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은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돈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계획을 세우고 이름표를 적어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예산을 세운다는 것이다. 들어올 돈(소득), 나갈 돈(저축+지출)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출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금을 쓰는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그 이유는 현금이 없어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통제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OO페이, 스마트폰결제 등 편리한 지출시스템의 발전으로 현금만 쓰는 것이 쉽지 않다. 이를 대체하는 방법으로는 체크카드 사용을 추천한다.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와 연결하여 카드 결제 시 즉시 현금이 인출되는 형태의 카드를 말한다. 신용카드를 쓰면 그동안 쓴 금액만 확인하는 반면, 체크카드를 쓰면 은행 잔액을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출이 통제된다. 누가 이런 교과서적인 답을 모르나? 이미 지출한 신용카드 납입액이 출금되면 현금이 없고 그래서 또 신용카드를 쓰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보너스를 받는 달이나 추가적인 수입이 발생한 경우를 이용해서라도 반드시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는 형태의 가계 소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와 같은 재난으로 인해 소득의 큰 위험이 닥쳤을 때, 대비할 틈을 가질 수가 없게 된다.
앞서 생각나는 대로 좌측(소득)과 우측(저축, 지출)을 작성했다면 이번에는 계산기를 꺼내거나 컴퓨터의 엑셀프로그램을 열어보자. 지난달의 소득, 지출 명세를 은행과 카드사를 통해서 정확하게 확인하고 정리하자. 그리고 이번 달의 목표를 세우자. 이것을 매달 실행할수록 가정경제의 ‘수비’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둘째, 부부가 함께 경제 공부하기!

부부는 서로에게 좋은 재무상담자
예산을 세우는 과정에서 부부가 함께 이 내용을 공유하고 고민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이것과 연결되는 두 번째 해법은 바로 부부가 함께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아이 부자습관(스마트북스, 2018년 출간)’을 공저로 준비하면서 더리치 아카데미 회원들과 ‘아이들에게 언제쯤 돈에 대해 가르쳐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그때 내린 결론은 ‘아이가 몇 살이든 바로 지금!’이었다. 그런데 사실 아이들의 부모도 돈에 대해 배운 적이 없거니와 돈을 벌고 쓰는 상황에서도 경제 공부를 하지 않는다.

부부가 어떠한 상황이든 바로 지금! 경제를 공부해야 한다. 그 시작은 첫 번째 해법으로 제시했듯이 지출을 계획하고, 예산을 세워서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또 누가 이런 교과서적인 답을 모르나? 부부가 평소 일상적인 대화도 안 하고 돈 이야기만 하면 서로 민감해져서 싸우기에 십상인데, 가계 명세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라니.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현명하게 반드시 해야 한다. 필자가 재무상담을 위해 어느 가정의 지출 내용을 살펴보면, 그 숫자에 상담 가정의 속사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배우자이고, 부부는 서로에게 좋은 재무상담자가 되어야 한다.

가계 예산을 꾸준히 세우면 수비가 튼튼해진다고 했는데, 그럼 공격은 무엇일까? 바로 소득과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소득은 본인의 노동력을 제공해서 버는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며 발생하는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연금소득 등 다양한 소득이 있다. 그리고 자산은 저축, 주식, 부동산과 같은 것을 말한다. 갈수록 자산의 격차를 소득으로 줄이기가 쉽지 않지만, 소득의 축척이 자산이기 때문에 소득을 늘리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자본주의사회의 다양한 투자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만 주어지므로 경제 공부가 중요하다. 공부하며 명심해야 할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공부는 머리로 배우는 것보다 몸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 카페 사업을 하고자 하면 주말에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그 업을 알아야 하고, 주식투자를 하고자 하면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몇 만 원이라도 매도와 매수를 해봐야 한다. 실제로, 코로나 재난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큰 변동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경제 공부를 하며 준비하면, 반드시 가정경제의 ‘공격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셋째, 아이에게 남겨줄 유산은
‘경제 개념’!

자녀 경제 교육의 시작은 일상에서부터!

아이에게 경제 개념을 물려줘라!
이것이 바로 코로나 재난을 기회를 만드는 세 번째 해법이다. 우리의 긴 인생을 생각해보면 코로나 재난과 같은 전 세계적이고 역사에 남을 위기는 그렇게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반대로 실직, 퇴직, 질병, 사고, 노화와 같은 일상적인 위험은 돈과 연결되어서 우리를 위협한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가정경제를 위협에 대한 대처를 평소에 준비하고, 부모로서 우리 아이에게 잘 전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아이들을 정신적·경제적 자립을 하도록 키워내야 한다.
아빠
왜 마트에 시식코너가 있을까?
엄마
충동적으로 샀던 장난감을 나중에 다시 보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어?
아이들
왜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걸까?
일상에서 아이와 돈에 관해 이야기 나눌 주제들은 끝도 없다. 그리고 자녀 경제 교육으로 좋은 것 중 하나는 바로 집안일이다. 코로나 재난으로 자녀와 집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 때, 함께 집안일을 하자. 장난감 정리하기, 화장실 청소하기, 빨래 개기, 식사 준비 함께 하기 등 아이 나이에 맞는 집안일을 통해서 성취감, 책임감을 경험시킬 수 있다.

코로나 재난은 많은 가정경제를 위협하지만, 이때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현명하게 이 상황을 이겨내고 세 가지 가정경제 해법을 통해서 행복한 부부와 가정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글·이요한(인파이낸스 대표)

「1페이지 보험정리의 기술」, 「우리아이 부자습관」 의 저자로 더리치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