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지난호보기
아이 즐거워요

아이들의 피부에 로션을 발라주세요

아이와 함께 농사짓기

“상추, 치커리, 쑥갓 또, 음….”
작은 손으로 하나하나 가리키며 채소 이름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상추 이름도 알지 못하던 아이는 웬만한 쌈채소 이름쯤은 줄줄이 읊을 수 있습니다. 주말농장 2년차 꼬마 농부는 채소를 비롯한 식물들과 친합니다. 친구에게 이름을 가르쳐주는 폼이 제법 의젓하기 까지 합니다.

주말농장 첫 해 씨앗을 뿌리고 몇 주간은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일주일, 이주일이 되어도 땅은 꿈쩍 하지 않습니다. 혹시 잘못 심었나 의심을 하는 순간 놀랍게도 싹이 흙을 뚫고 올라옵니다. 작고 여린 싹이 흙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이란…. 역시 씨앗은 힘이 셉니다. 그리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랍니다. 일요일마다 찾는 농장은 매번 모습이 달라져 있곤 합니다. 어느 순간 밭은 초록으로 뒤덮이지요. 씨앗을 심고 애닳아 하던 꼬마 농부는 농장 가는 날을 손꼽습니다.

 

씨앗은 힘이 세다, 주말농장 농사

봄입니다.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도 지났습니다. 씨앗을 뿌릴 시기이지요. 올해 아이와 함께 주말농장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도 직접 수확한 오이와 당근은 맛있게 먹곤 합니다. 앙증맞은 손으로 뜯은 상추로 쌈도 맛나게 먹습니다. 오이가 어디서 열리는지, 감자는 어떻게 싹이 나고 땅속에서 열매 맺는지 책으로만 봤다면 실제로 농사를 지으며 생명의 신비와 소중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경험은 몸에 새겨져 오래도록 삶에 영향을 줍니다.

한 여름 똑똑 딴 깻잎으로 입이 미어져라 맛있게 쌈을 싸먹고 맵지 않은 아삭이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먹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흙을 파다가 만나는 땅강아지, 지렁이, 개미 등은 덤이지요. 아이는 개미가 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앉아 하루 종일 개미를 관찰할지도 모릅니다. 한국판 파브르가 탄생할지도….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마나 자주 감자.
하얀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마나 하얀 감자~~”

감자를 심어놓고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싹이 나고 꽃이 피기까지 기다리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장마 들기 전 감자 수확은 주말농장을 하는 큰 기쁨이지요. 반쪽을 심었을 뿐인데 줄줄이 달려오는 감자들을 보며 아이는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수확하기 위해 농부의 수고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잡초가 올라오면 뽑아내고 가뭄 들면 물뿌리개로 물을 줘야 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엔 토마토가지에 지주대를 세워야 한다는 것도 배우겠지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아이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며 자연과 친구가 될 것입니다.

주말농장

주말농장은 매년 각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추첨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분양 시기가 지났다면 시 외곽 지역의 개인 농장은 땅이 있을 경우 수시로 분양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평당 1만원 정도에 분양하는 것이 보통이고 지자체의 경우는 좀더 저렴한 가격에 분양 받을 수 있습니다. 호미, 삽 등 각종 농기구는 공동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씨앗이나 모종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실습교육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기 좋은, 베란다텃밭

주말농장이 부담스럽다면 손쉬운 방법으로 베란다텃밭을 이용해보세요. 싱싱한 채소를 바로 수확할 수 있고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아이와 함께 관찰 할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습니다. 버려진 스티로폼 상자나 나무 상자를 이용하면 만들기도 쉽습니다. 물이 빠질 수 있는 배수구멍을 뚫어주고 흙만 채워주면 작은 텃밭 완성. 노지 흙은 벌레가 생길 수 있으므로 동네 화원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됩니다.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에 놓고 제때 물만 주면 작물은 잘 자랍니다.

씨앗이나 모종을 고를 때도 아이와 함께 동네 화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작물을 고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고 엄마가 원하는 작물도 함께 가꿔보세요. 집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을 화원에서 추천 받는 것도 좋지요.

베란다텃밭

간편하게 농사를 시작하려면 기르기 쉬운 작물을 선택하세요. 상추 등 쌈채소 몇 가지 심고 고추 모종 서너 개 심으면 가족이 먹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씨앗에서 싹이 나는 황홀한 순간을 아이와 함께 보고 싶다면 씨앗 뿌리기를 권합니다. 방울토마토나 파프리카 같이 자라는 데 시간이 걸리는 작물은 모종을 이용하고 잎채소는 직접 파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파종을 하고, 모종을 심었다면 함께 예쁜 이름표도 만들어 꽂아 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할 일을 정해줍니다. 작은 물뿌리개를 준비해 주고 매일 물을 주도록 약속을 합니다. 책임감도 기를 수 있고 직접 기른 채소는 잘 먹기 마련,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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