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속에서 아기가 발짓을 하면 나는 심장이 뛴다. 아직 표가 날 정도로 배가 부르지는 않았지만 때때로 녀석은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제법 힘이 느껴진다. 빨리 아기가 보고 싶다.

임신한 몸으로 직장을 다니는 게 만만치는 않다. 그렇지만 출산휴가는 최대한 늦출 생각이다. 태어난 아기와 더 오래 있고 싶기 때문이다. 문제는 휴가가 끝나고 직장에 복귀했을 때이다. 시댁이나 친정에 아기를 맡길 상황이 아니다. 올해부터 무상보육이 시작돼 그나마 다행이다. 임신 사실을 알고부터 집 근처 어린이집을 꼼꼼히 살폈다. 직접 찾아가 시설, 프로그램 등을 확인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사랑카드를 발급받고, 그걸로 보육료를 결제하면 된다고 했다.

내친김에 아이사랑카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관련 내용이 수두룩하다. 맨 위에 있는 '아이사랑보육포털'이 눈에 띈다. 아이사랑카드 발급절차가 자세히 나와 있다. 참, 그러고 보니 친구가 몇 년 전 보육포털 만드는 일을 한다고 했지. 명함을 보니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보육서비스본부 소속이다. 전화를 걸었다.

“잘 지내지? 요즘도 바쁘니?”
“올해부터 무상보육이 시작되어 준비하느라 정신없었지. 지금도 여전하지만…. 뱃속 아기는 잘 자라고 있지?”
“응. 요즘은 녀석 발짓이 제법 힘차. 지금도 보육포털 일을 하고 있니?”
"아니, 교육 및 홍보 일을 하고 있어. 얘, 너도 아이사랑카드 발급 받아야겠네?"
친구는 말을 이어갔다. 바쁜 와중에도 예비 엄마에게 아이사랑카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아이사랑카드는 보조금 형태로 어린이집에 지급하던 정부지원 보육료를 전자바우처 형태로 부모에게 지급함으로써 정부예산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투명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한 거야. 2009년 9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었지.”
“올해부터 무상보육이라며? 준비하고 운영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그래. 여기 보육서비스본부는 4개의 부서가 있지. 정부 보육정책을 실행하는 일선 조직인 셈이지.”

친구는 차츰 홍보담당자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친구 이전에 보육서비스를 받는 소비자를 대하듯 알기 쉽게 조곤조곤 설명했다.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보육서비스본부는 보육사업개발부, 보육사업운영부, 보육재정부, 보육정보부 등 4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보육사업개발부는 일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수요자에게 더 나은 보육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보육정보화 사업을 연차별로 추진하고 있으며, 보육 관련 국가 정책 수립 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보육정책DW(통계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는 수요자에게 효율적인 정책을 안내하고 맞춤형 캠페인을 관리 할 수 있도록 정책고객관계관리(PCRM)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린이집 평가인증 업무 효율화를 위한 시스템 기능개선을 추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친구가 소속된 보육사업운영부는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부서이다.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은 시도 및 시군구 공무원을 위한 행정지원시스템, 아이사랑카드를 결제 및 관리할 수 있는 바우처지원시스템, 어린이집을 위한 어린이집지원시스템, 대국민을 위한 아이사랑보육포털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집지원시스템은 어린이집의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부모와 행정기관과의 의사소통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이사랑보육포털은 영유아 보육정보와 사용자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보육포털이다. 올해 1월 사용자 중심환경으로 새롭게 개편되어 아이를 맡긴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있는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를 강화했다. 즉 어린이집평가인증결과, 보육료, 기타 필요경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매년 변화하는 정부의 보육정책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보육통합정보시스템 기능을 보완하는 것도 이 부서의 몫이다. 또한 정부지원 보육비가 국민에게 잘 전달되는지 보육시설 품질관리를 모니터링하고 어린이집 이용불편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보육재정부는 보육료를 지급하는 곳이다. 보육료 예산은 국고와 지방비로 편성되는데 시군구는 매월 지역 내 영유아를 위한 보육료 예산을 개발원으로 예탁한다. 재정부에서는 각 시군구에서 납부한 예탁금을 관리하고, 이 예탁금은 보육료 지급의 용도로 사용된다. 또한 정부지원 보육료가 부모와 어린이집에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카드발급 및 결제 내역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어린이집의 단말기 설치와 가맹점 등록 등을 관리하고 있다.

보육정보부는 보육정보화 전반을 관장하는 부서이다. 아이사랑보육포털, 보육통합정보시스템, 보육유관기관시스템(평가인증, 자격관리, 어린이집안전공제회, 보육정보센터홈페이지) 개선 업무, 신규 정보화시스템 구축 및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한 보육정보화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사용자 중심의 보육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화시간이 벌써 20분을 넘겼다. 핸드폰을 많이 쓰면 아기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 그만 통화를 끝내야겠다.
“잘 알았어. 청산유수구만“
“내가 말이 좀 많았지? 직업병인가봐. 호호. 암튼 몸조심하고 출산하면 꼭 연락해.”
“나처럼 임신한 직장 동료가 있는데, 내가 잘 설명해줘야겠네. 또 연락할게.”

다시 녀석의 발짓이 느껴진다. 역시 통화를 짧게 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친구 덕에 출산 후 보육 고민이 해소된 듯하다. 아기가 보고 싶다. 건강하게 세상으로 나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