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아이사랑 제48호] 어린이집 운영의 달인되기 - 우리 어린이집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한국외국어대학교어린이집은 2017년 6월 개원한 직장어린이집입니다. 개원을 준비하다 보면 어떤 형태의 어린이집이든 처음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예상한 일들과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대응하며 ‘어린이집 안정화’에 많은 힘을 쏟게 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연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행사에서 얻어지는 교육효과는 일반 교육과정에서 얻어지는 교육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기도 합니다. 본 원은 일반적인 생일잔치, 현장학습, 민속놀이 등의 행사도 진행하지만 우리 원만의 특색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첫 번째 고객인 영유아의 마음을 사로잡고, 두 번째 고객인 학부모의 사랑도 받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1998년부터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왔고 많은 학부모님들을 만나왔습니다. 개원하여 가장 어려운 것은 어린이들의 적응보다 학부모님과의 ‘신뢰쌓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새로운 교사들과 팀워크를 원활히 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영유아, 학부모, 교직원과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먼저 실천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라포 형성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 프로그램 사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만 1세 학급에서는 배변훈련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입니다. 영아에게는 신체·인지발달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며, 민감하고 포용적인 부모와 교사의 역할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린이집은 이러한 과업을 달성한 후 서로의 노력을 칭찬하는 깜짝 파티로 ‘기저귀안녕 파티’를 한답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영아 스스로 긍정적인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과업(도전)을 수행하고 싶은 욕구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대가족 형태에서의 양육방식이 조부모와 이웃의 도움으로 서로 돕는 것이었다면 요즘은 핵가족, 맞벌이로 인해 홀로 허덕이는 독박 육아의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들 없이 부부가 영화를 보러 간다든지 외식을 해 본 경험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본 원은 5월 부부의 날(5월 21일)과 10월 마지막 금요일 밤에는 부부가 편하게 데이트할 수 있는 저녁시간을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학부모님들은 잠시라도 양육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소박한 데이트시간을 가질 수 있고, 어린이들은 부모님 없는 저녁시간에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어린이집에서 교직원, 학부모, 영유아는 서로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누구는 주인이고, 누구는 고객이고, 누구는 갑이고 누구는 을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을 하다보면 가장 힘들면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교육과 보육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보육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일에서 보람이라는 보상을 원합니다. 그러한 보상이 적절히 이루어졌을 때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욕구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본 원은 보육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정서 경영의 일환으로 교직원에게 깜짝 선물을 해보았습니다.
예쁜 ○○○선생님 어머님께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는 따님이 근무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어린이집 원장 강미라입니다.
민족 명절을 맞이하여 평소 감사한 분들의 선물을 준비하다보니 우리 ○○○선생님을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주신 어머님께도 소박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은 편지를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집에서도 예쁘고 믿음직한 딸이겠지만 어린이집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멋진 인재랍니다. 어린이들과 학부모님들께도 인기가 많습니다. 덕분에 제가 좋은 인사를 많이 듣고 있어요.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요...
아마도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덕분으로 느껴집니다.
노하우가 많은 경력교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모처럼 많이 가르쳐주고 사랑하며 즐겁게 지내겠습니다. 아무쪼록 어머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옵고... 소박한 선물이지만 어머님의 미모를 지켜드리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위 편지와 함께 예쁜 양산을 선물한 날 우리 선생님들은 처음으로 ‘내가 교사가 된 것이 처음으로 자랑스러웠다’고 이야기해주었답니다. 선생님들의 고단한 삶을 지켜보는 가족으로서는 늘 힘들어보였었는데 이러한 피드백이 또 다른 힘이 되어주었을 것입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에서 대장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유아, 학부모, 교직원이라는 큰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야 그 고객이 잘 자라고, 그 고객이 믿어주고, 그 고객이 열심히 일합니다. 그 고객들이 그렇게 제 역할을 해줄 때 우리는 비로소 제 할 일을 다 한 셈이지요.
원장으로서의 삶은, 한 고비를 넘을 때마다 너무 힘든 경험들이지만 그 고비 고비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음번 고비는 휘파람을 불며 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또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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