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아이사랑 제45호] 아이 즐거워요 - 영어, 그림책으로 즐겁게~
공교육에서 영어교육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지만, 현실에서의 영어교육은 영유아, 심지어는 태아일 때부터 시작됩니다. 본 글에서는 한글로 듣고 말하는 게 어느 정도 가능한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어를 노출시킬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인가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영유아 자녀에게 영어를 노출시키고자 할 때, 그 목적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세요. 아이가 한국어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잘 하고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라는 게 최종 목표이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능력은 모국어인 한국어로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영어로 노출될 일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구요. 그래서 영유아 아이들에게 영어를 노출시킬 때는, 낯선 언어에 대한 거부감 없이 즐겁게, 놀이로 인식할 수 있는 영어 교육, 이것으로 그 목표는 충분합니다.
이렇게 목표를 잡았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시도해 볼까요?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그림책 읽어주기입니다. 글을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은 참으로 즐거운 놀잇감입니다. 한글로 된 책들, 갓난아이에게도 많이 읽어주시죠? 초점책부터 시작해서 사물 인지 책, 동물 그림책, 생활 동화책, 창작 동화책 등등, 아이의 연령에 맞게 온갖 전집과 수준에 맞는 단행본들을 들여 한글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이 요즘 참 많습니다.
책을 읽어주면서는 단순히 그림보고 책에 적혀있는 몇 안 되는 단어들을 읽어주는데 그치지 않고, 아이와 대화를 하게 되죠. 이 동물은 누구냐, 무슨 소리를 내느냐, 어디서 본 적이 있느냐 등등, 엄마가 스스로 묻고 답하기도 하고, 조금 큰 아이들은 엄마의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합니다. 영어 그림책도 이렇게 읽어준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우리나라 말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과정이 한글책처럼 빨리 진행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마시구요.(실상 한글책으로도 몇 년 걸리는 작업이니까요.) 전체적인 방향은 한글책 읽어주는 것처럼 가되, 다만 천천히, 꾸준히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엄마가 영어를 못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엄마가 직접 읽어주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현대 문명의 도움을 받으세요. 많은 영어 그림책들에 CD가 함께 나옵니다. 음원을 넣어 펜으로 찍으면 읽어주는 스티커도 있고요, 펜을 갖다대면 책을 읽어주도록 되어 있는 기능을 가진 책들도 많습니다. 엄마의 영어 수준이 아이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한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건 걱정마세요.
그럼 어떤 책들을 읽어주는 것이 좋을까요?
시중에 좋은 전집, 참 많습니다. 고르기도 쉽고요. 비싼 건 흠이지요. 그런데 비싼 전집 몇 세트로 올인하기보다, 단행본들 여러 권으로 시도해주시는 걸 저는 추천합니다. 병행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요.
시작은, 한글책과 비슷하게 시작하세요. 영유아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나와 있는 단순한 책들, 색이나 모양 등의 기초 어휘들을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는 책들, 과일이나 사물 등 영유아가 흔히 접하는 어휘나 상황을 다룬 책들부터요. 아이의 관심을 끄는 촉감책이나 소리나는 책들도 좋지요. 한글도 그렇게 깨쳤듯이, 영어도 기본이 되는 어휘들을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단어와 의미가 매칭이 되죠.
그러다가 아이의 관심사가 생기면(한글이든, 영어든) 그 분야를 다룬 책들을 수준에 맞게 들이밀어 주세요. 내용이 조금 어렵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라면 기꺼이 탐색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이들이니까요. 요새는 대부분의 도서관과 서점에서 레벨별로 영어책들을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베스트와 스테디셀러 단행본들을 우선으로 시작하시고 점차 내 아이의 관심에 맞는 책을 찾아주세요.
그림책 읽기와 더불어서 영어 소리에 노출시켜주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한글은 집에서도, 집 밖에서도 늘 듣는 소리이니 이해력이나 표현력이 자연스럽게 느는 반면, 영어는 그렇지 않죠. 모든 언어가 그렇듯이, 영어도 듣기가 충분히 되고 나서야 말하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아이가 영어 소리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가도록 특별히 더 신경을 써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놀 때 마더구즈나 흥이 절로 나는 인기 영어동요 등을 자주 틀어주세요. 반복해서 듣다보면 어느새 노래를 들으면서 흥얼거리거나 가사를 아이 나름의 발음으로 따라하게 될 겁니다. 동영상을 어느 정도 접해도 좋은 나이가 되었다면, 잔잔한 그림책 dvd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한글 책이 있다면, 그리고 그 책 내용이 영어 동영상으로 나와 있다면, 엄마의 선택이 좀 더 수월해지겠지요. 대부분의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구할 수 있답니다.
그림책을 읽어주고 영어 소리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가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아이의 발화가 터져나올 거예요. 발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이가 어느 정도나 알고서 책을 읽나, 궁금하실 테지만, 한글도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말을 하겠지, 믿고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영어로 표현을 할 때 엄마의 감동을 충분히 표현해 주시구요. 아이는 엄마의 칭찬으로 더욱더 영어에 자신감을 갖고 흥미를 보일 겁니다.
더불어 당부드립니다.
한글보다 영어가 더 우선인 것처럼 조급해 하지 마세요. 한글책을 충분히 읽은 아이들이, 결국 영어도 더 잘하게 됩니다. 아이의 영어 발화가 시작되면 너무 기뻐서 한글책보다 영어책을 더 많이 읽어주고, 영어 노출 시간을 더 늘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가장 기본은 한글책입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늘어가고, 지식이 쌓여갈수록 영어로 표현하는 능력도 따라서 올라갑니다. 그러니 취학 전 아이에게는 늘 한글책을 우선으로 읽혀주시고, 영어책은 부가 되게 해 주세요.
만일 아이가 어느 순간 영어에 거부감을 보인다면, 한 템포 쉬어가세요. 속으로는 ‘이러다 영영 아이가 영어에 손 놔버리는 거 아닌가’ 걱정스런 마음도 들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가 무언가 나름의 이유가 있어 거부를 하는데, 엄마가 계속 노출을 시킨다면 거부감은 더 커져가겠죠. 그런 때는 일단은 내버려 두고, 재미있는 한글책을 많이 읽어주세요. 시간이 지나 한번씩 재미있는 영어책을 다시 시도해보고, 아이의 반응이 괜찮으면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시면 됩니다. 내 아이에게 발걸음을 맞추어야 결국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누구는 다섯 살부터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는데, 누구는 몇 백만원을 들여 유명한 전집을 사고 선생님까지 부른다는데, 누구는 벌써 영어로 쓰기를 한다는데.. 이런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마세요. 그 아이는 그 아이고요, 내 아이는 내 아이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내게 맞는 방법으로 천천히,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지요.
엄마의 무릎에 앉아 한글책을 읽는 시간이 아이에게 참 행복한 시간인 것처럼, 그렇게 영어책으로도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아이의 행복이라는 사실, 다시 한 번 기억하면서요.
김영미 교사가 추천하는 연령별 영어그림책
<0-2세>
<3-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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