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아이사랑)

[웹진 아이사랑 제63호] 보육이슈&리포트

보육이슈 & 리포트
보육이슈 & 리포트

곧 끝날 줄 알았던 ‘COVID19 팬데믹’은 이제 COVID19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미 영국, 싱가포르,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 일부 국가에서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오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대비, 방역체계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 마스크에 갇힌 아이들, 언어와 판단, 운동 등 인지능력 발달에 부정적 영향…”

그동안 보육현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위기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수시로 ‘방역’과 ‘소독’을 일상화하며, 보육현장을 코로나 청정구역으로 관리해 왔습니다. 동시에 영·유아들이 연령별 발달단계에 맞게 발달할 수 있도록 놀이꾸러미를 가정으로 배달하고, 실시간 비대면 화상기술을 통해 영상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코로나19 유행이 영·유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서 만5세가 될 때까지 뇌형성기를 통해 인지능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인지능력은 뇌의 크기나 무게가 커지는 것보다 신경세포끼리의 연결신경망이 많이 발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유아 시기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연결신경망이 발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연령별 발달 시기를 보면, 만 3세까지 신경망 발달이 최고조에 이르며 만5세 이전에 신경망의 약 90%가 완성되기 때문에, 3세 이하 영·유아들은 어린이집이나 가정에서 활발한 상호작용 및 또래 놀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만지고 빠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 COVID19 팬데믹 취약계층 영·유아에게 더욱 치명적...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유아들이 놀이와 활동을 통해 시각·촉각적 체험을 하는데 한계가 있고,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입모양을 보고, 소리를 들으면서 말[언어]을 배워야 하는데, 마스크에 가려져 입을 볼 수가 없어 언어발달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미국 브라운대학교의 션 데오니 소아과 교수팀의 연구1)에 따르면, “생후 3개월부터 만3세까지 영·유아 대상 연구에서 인지발달 능력 평가를 시험해본 결과,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영·유아들의 인지발달 점수(평균 98.5~107.3)보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영유아들의 점수(86.3)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기학습 능력과 언어적 발달, 상황이나 감정, 몸짓 등을 이해하는 비언어적 발달 등을 포함한 인지능력 발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가정의 소득수준에 따라 저소득 가정의 영·유아의 경우, 고소득 가정에 비해 인지발달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코로나19가 취약계층 영·유아에게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인지 발달 평가 데이터 >

인지 발달 평가 점수

  • 조기 학습 능력

  • 언어 발달 능력

  • 비언어적 발달 능력

  • 연도

[자료] 동아사이언스 재인용(2021.8.24.)
데오니 브라운대 교수팀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과 코로나19 대유행동안 영유아들의 인지발달 평가를 세분화해,조기학습능력과 언어적 발달 그리고 상황이나 감정, 몸짓 등을 이해하는 비언어적 발달에 대한 평가 점수도 비교해봤다. 전체 인지발달 평가 점수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태어난 영유아들이 27~37점 정도 낮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브라운대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 활동 제한으로 영·유아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확인2)되고 있습니다. 실제, 만2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보호자는 “아이가 옹알거림만 하고 있는 것이 걱정되어, 지난 반년 동안 아이의 언어장애치료를 받고 있다”며 아이의 성장에 걱정을 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반복되면서, 전반적으로 영·유아 발달이 늦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특히 발달지연 위험이 있는 영·유아가 적시에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습격은 마스크 낀 일상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언어, 인지발달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의 상호접촉, 놀이터 등 바깥놀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1) 동아사이언스, 「코로나19 유행이 영유아 지능 발달 방해했다」 (2021.8.24.)
2) 아시아투데이(2021.8.21.), “코로나 마스크에 갇힌 영유아들...”

“ 위드 코로나 시대,
어린이집 공간혁신으로 감염병 위기를 대비해야... ”

어린이집 공간혁신을 통해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1. 과학기술을 활용한 안전한 공간 만들기 방안 모색

현재 보육현장은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영·유아들을 지키기 위해, ‘소독’과 ‘방역’을 일상화 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집 공간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안전한 공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과학기술을 활용한 어린이집 공간배치’를 통해 ‘감염 예방’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어린이집 입구에 비접촉식 체온계와 열상카메라를 장착하여, 출입구부터 「안전한 등하원」이 담보될 수 있도록 자동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또한, 로봇 스마트 보조교사 배치,어린이집에서의 자연채광 디자인 적용 등의 방안을 마련하여, 어린이집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청정지역’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 열상카메라 온도 측정

  • 로봇 스마트 보조교사

특히, 현재와 같은 어린이집 면적 규정으로는 코로 나19 이후 시대 보육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집 공간에 대한 설치규정은 영·유아 1인당 보육실 면적 2.64㎡, 어린이집 전용면적 4.29㎡, 놀이터 면적은 50인 이상 시설 기준으로 3.5㎡를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집 설치 기준 >

[출처] 영·유아법 시행규칙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적용한 2m 거리두기가 실내에서 원활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동 가능한 가벽’을 활용한 공간 구성, 자연채광 디자인 방식을 적용한 안전한 실내공기 순환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위축된 야외(바깥)놀이를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놀이터 공간 마련 역시 고민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2. 데이터를 활용한 영·유아 맞춤형 보육 방안 모색

코로나19와 영·유아 발달 관련된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코로나19는 영·유아에게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 시대 보육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활동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보육과정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집에서는 CCTV가 의무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의 설치, 운영 목적을 기존 ‘영·유아 안전’에서 ‘영·유아 활동 데이터 기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합니다. CCTV에 담긴 영유아들의 연령별, 반별 활용 유형을 분석, 파악하여, 영·유아에게 필요한 놀이와 보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다면, 코로나19로 ‘격차와 간극’이 발생한 맞춤형 보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자연친화적 열린 환경구성을 통해 영유아의 창의력 증진 방안 모색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의 환경요인으로 어린이집의 바깥놀이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영·유아 시기는 감각을 통해 뇌신경을 발달하고, 자신을 만들어 가는 시기로 자연학습과 놀이 교감을 통한 안정애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영·유아들의 바깥놀이, 또래놀이를 위축시켰습니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어린이집 공간을 안정애착 공간(holding environment)으로 재해석하여, 어린이집의 자연친화적 열린 공간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선택, 놀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 위드 코로나 시대,
정부+영유아보호자+어린이집+보육교직원이 함께 준비하고,
실행하는 핵심이 되어야… ”

결국 이 모든 변화를 온 몸으로 받아내 실천하는 주체는
역시 보호자, 어린이집과 보육교직원입니다.

코로나19 변화와 위기는 보호자와 어린이집, 그리고 보육교직원에게 큰 과제를 남겼습니다.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 영·유아 보육 역시 ‘영유아보호자’와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이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마스크에 갇힌 일상으로 언어 발달에 어려움을 겪은 영·유아, 비슷한 또래 친구들과 부딪치고 뛰어 놀며 익혀야 하는 사회성 발달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 이제, 보호자와 보육교직원이 ‘함께, 같은 눈빛으로 우리 아이들을 관찰하고, 안아주며’,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보호자와 보육교직원 및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우리 인간 중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두려움을 느끼고 회피하기 보다는, ‘과학기술이 인간중심 생활에 필요한 기술로 적용’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스마트 과학기술이 영·유아보육의 질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 가야 합니다.

본고는 집필자의 개인의견이며,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힘

글·조용남 ( 한국보육진흥원 교직원지원국 국장)